좋은 걸 먼저 보고, 듣고, 써서 소개하는 사람들은 어떤 마음으로 “좋다”고 말할까요? 열한 번째 대화는 유튜브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THE PARK>를 운영하는 정우성 디렉터님, 음악 콘텐츠 디렉터이자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인 조혜림 디렉터님과 나눴습니다. 한 분은 자동차와 오브제, 라이프스타일의 레이어를 읽고, 한 분은 음악의 쓰임과 마음의 움직임을 오래 들여다보는 분이죠.
헤드폰과 앨범, 자동차와 아이돌. 두 분의 분야 자체는 꽤 달라 보였는데요. 막상 만나 보니 두 분이 평가자로서 갖춘 방향성은 꽤 유사했어요. 정확한 평가는 숫자처럼 딱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래 좋아하고 성실하게 보고 듣고 만져본 사람이 끝내 부끄럽지 않게 내놓는 하나의 관점이라는 쪽으로요. 모든 것을 혹평할 수 있고, 모든 것을 호평할 수도 있으니까요.
정우성 디렉터님은 “객관적인 평가라는 말은 형용모순”에 가깝다고 했습니다. 자동차 시승기를 영어로 하면 로드 임프레션(road impression), 그러니까 인상이라는 우아한 개념을 보태면서요. 조혜림 디렉터님은 “이 뮤지션, 이 사람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를 음악의 평가 기준으로 둔다고 말했어요. 결국 좋은 평가는 대상의 성능표나 별점만 보는 일이 아니라, 그 안의 이야기와 맥락을 끝까지 챙기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자동차를 좋아하지 않아도, 음악을 깊게 알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무언가를 좋아하고, 소개하고, 추천하고, 때로는 평가해야 하는 우리 모두에게 도움이 될 대화. 지금, 생각의 미감을 들어보세요!
듣고 읽기
⓹ 정확한 평가는 근사한 보증일까?
24:26 ~ 33:53
정우성 : 정확하다는 건 사실 부끄럽지 않다는 말이랑 동의어인 것 같아요. 누가 뭐라고 하든 내 안에서 꿇리는 게 없고, 마음에 있는 것들을 정확하게 표현했으면 됐지 뭐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⓺ 좋아하는 마음에 전문성이 있다면?
33:53 ~ 41:37
조혜림 : 좋아하는 마음이 성실하게 쌓이다 보면, 그 좋아하는 마음이 보증이 돼서 전문가가 된다고 생각해요. 좋아함에 대한 자격증이 나오는 건 아니지만, 진심을 담아서 이야기할 수는 있으니까요.
듣기 편한 채널에서 <생각의 미감> 청취하기 !
정확하고 다정한 관점이 담긴 두 디렉터의 저서들
그리고 정우성 디렉터가 추천한 도서 2종
이번 녹음의 마지막 멘트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우리 각자 취향이 좀 더 정확하고 다정해지기를 바라면서.” 정확해진다는 건 더 차갑고 날카로워지는 일이 아니라, 내가 왜 이것을 좋아하는지, 왜 이 관점으로 보는지, 어디까지 말할 수 있고 어디서부터는 유보해야 하는지 조금 더 잘 알게 되는 일 아닐까요? 어쩌면 ‘근사한 보증’이라는 것도 완벽한 객관성에서 오지 않는지도 모릅니다. 오래 본 사람의 눈, 자주 들은 사람의 귀, 끝까지 좋아해 본 사람의 성실함에서 오는 것일지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