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안의 화제 chat GPT를 써보고 문득 깨달았어요. '평생 직장과 직업이 사라지고 AI가 노동을 대체하는 시대'라는 게 이런 거구나 하고요. 좌절하는 것도 잠시, 그(?!)도 답하지 못할 질문이 하나 있더라고요. 나는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가. 이걸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게 분명해지자 <자기만의 트랙>에서 말하는 전문성도 확 와닿더라고요. 전문성이란 '내 일을 내 언어로 정의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거든요. "이직과 퇴사, 일의 종류나 성격이 삶을 바꾸진 않아요, 내가 나를 알아주는 것만이 나와 내 삶을 바꾸죠."라는 말에 용기를 얻어서 긍정 회로도 돌려봤습니다. '쳇, 챗 GTP가 지금 당장 내 삶을 바꾸진 못할 테니, 얼른 내가 내 삶을 바꿔야지'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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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왜 하지?"
🔖 트레바리 북클럽 '문장클럽'에 참석하고 있어요. 3주차에는 <브랜드로 남는다는 것> 홍성태 교수님과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나누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분명 브랜딩 이야기로 시작했는데 어느새 인생 이야기로 끝나는 신기한 경험을 했달까요. 아, 그 반대의 경우도 있었어요. 예를 들면, '어른'을 만나면 꼭 하고 싶었다며 '나만의 철학을 가진 사람인지, 개똥철학을 가진 사람인지 헷갈린다'는 질문에 교수님은 브랜딩에 대한 이야기로 답해주셨습니다. 모든 질문과 답변이 좋았지만, '이걸 왜 하지?' 질문하고 고민하고 답하는 과정 그 자체가 '브랜딩'과 닮아 있었다고 느꼈어요. 'Brands are nothing, Branding is everything.' 말에 빗대어 브랜딩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 삶보다 살다에 집중하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호록'이라는 이름을 갖기까지 얼마나 헤맸게요. '아무 단어 100개 쓰자'로 시작해 머리를 꽁꽁 싸매고 고민하다 세 개의 후보를 추렸더랬죠.
쏘스 : 쏘스 시리즈 이름 활용, 혹은 자매 이름으로 '시즈닝'
호록(好錄) : 좋은 것들을 기록하다라는 의미, 호록호록 먹는 인풋의 느낌도 있어서 좋음
블랭크 : 문장이나 인터뷰 말을 소개하고 활용한다고 하면, 레터 말미에 그 문장에 블랭크(네모 칸)으로 비우고 자신만의 문장 만들어보기 컨셉은 어떨까요?
호록! 만장일치! 그 자체의 의미로도 당연히 좋았고요. 인풋이라고 하면 뭔가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진지하게 임해야 할 것 같지만 사실 길을 걷다가도,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다가도, 기록하고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인풋이 될 때가 많잖아요. 그런 것을 호록호록 주워먹자(?!)는 마음을 담았어요. 후루룩 지나가는 일상을 좀 더 소중히 여길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되고요. (최근엔 얼마 전에 본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주옥같은 이야기를 호록호록해두었는데, 너무 할 이야기가 많아서 이번에는 눈물을 머금고 제목에만 적어요.) 함께 기대해주길, 아, 그리고 궁금한 것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