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톤 저자들의 인생 공간이 궁금한데, 평일 5시 전에 역삼타워에 방문하지 못해 아쉽다고요? 그런 님을 위해 제가 살포시 레터에 들고 왔어요. 무더운 여름 혼자 사색을 즐길 만한 공간도 있고요, 좋은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만한 공간도 있어요. 그럼 지금부터 북스톤 저자들은 어떤 곳을 인생 공간으로 뽑았는지 함께 볼까요?
<건축가의 공간 일기> 조성익 저자의 인생 공간 📍길상사 : 작가 알랭 드 보통은 이 복잡한 현대사회에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 공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여기 꼭 불교신자가 아니더라도, 신의 존재를 믿지 않더라도, 조용히 나를 두고 자신을 정화할 만한 인생 공간이 있습니다. 토요일 아침마다 길상사 극락전에 앉아 명상하는 것이 저의 루틴입니다. 이후에는 경내를 한 바퀴 산책하는데 계절을 알려주는 소박한 풀꽃들 사이에 법정스님의 말씀이 적힌 푯말이 숨어 있죠. 신기하게도 요즘 제가 고민하는 일에 딱 맞는 답을 주시는 느낌이 듭니다.
<별게 다 영감> 이승희 저자의 인생 공간 📍서로재 : 정원 너머로 보이는 소나무 숲 안에서 고요히 쉴 수 있는 스테이입니다. 저와 남편이 가장 많은 영감을 받은 인생 숙소이기도 해요. 솔방울에 서로재만의 향을 몇 방울 떨어트려놓은 듯한 감각과 세심한 건축물이 인상적입니다.
<컨셉 라이팅> 노윤주 저자의 인생 공간 📍카사 : 시끌벅적한 이자카야도 진지한 위스키바도 끌리지 않는 날을 위한 공간. 사장님은 혼자 오는 손님에게 가장 안락한 자리를 내주고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스탠드 조명을 밝혀줍니다. 책이 없어도 좋습니다. 메뉴판이 매거진이라 술친구가 되어주니까요.
<글쓰기의 쓸모> 손현 저자의 인생 공간 📍실상사 : 지리산 아래 작은 마을 산내면과 실상사는 저에게 '인생'이라는 게임의 세이브포인트 같은 곳입니다. 도시 생활에 지치거나, 중요한 결정을 앞둔 때면 이곳에 며칠 머무르며 숨을 돌리곤 합니다. 실제로 산내면은 귀농, 귀촌 등 외지인 비율이 40%를 넘으며 그 인구가 늘고 있는 독특한 마을입니다. 그리고 마을 중심에 실상사 귀농학교가 있죠. 한결같은 능선과 풍경, 대안적 삶을 실천 중인 사람들의 얼굴을 보노라면 '무엇이 좋은 삶인지' 자문하며 어떤 고난이 와도 내 삶을 다시 시작할 수 있겠다는 용기를 얻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