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을 맞이하여 사무실 자리를 바꿨다. 첫 자리는 사무실의 정중앙에 있어서 동료들과 소통할 때 앞으로, 옆으로, 뒤돌아 말해야 했는데, 옮긴 자리는 벽 쪽에 붙어 있다. 고개나 의자를 뒤로 돌리지 않고 동료와 소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음. 소통… 동료와 회사 사람이 같은 의미가 아니듯, 대화와 소통이 다르다는 사실을 문득 깨달은 한 달이었다.
눈 뜬 시간 기준, 집 시간보다 회사 시간이 긴 일상. 하루하루가 편하기 위해서는 회사 시간이 한몫해 줘야 한다. 집이 편한 이유가 뭘까. 회사가 아니라서? 드러누울 수 있어서? 아니다. 대화가 세팅된 공간이라서다. 대화가 세팅되면 침묵까지도 편해진다. 이 관점으로 집이 불편해지는 순간도 이해할 수 있다. 대화가 안 되어 답답하거나, 대화가 없어 외롭거나.
물론, 회사 사람들과 대화할 시간이 그리 많지는 않다. 회의가 끝난 자투리 시간에 오가는 말들은 대화가 아니니까. 회사 사람들은 고작 1시간의 점심시간이나 기약 없는 무두절*처럼 해방된 시간에 대화한다. 물론물론, 과장인 내가 없을 때 더 원활한 대화가 진행될지는 모를 일. 아니 뻔하다. 나로서는 같이 밥 먹자고, 오늘도 도시락 싸 왔냐고 자꾸자꾸자꾸 물어볼 뿐이다.
*무두절(無頭節): 두목이 없는 날 = 대표님이 자리 비운 날
벌써 지나버린 2분기, 한 분기를 함께하니 조금의 ‘발전’이 있는 듯하다.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었다. 업무 스타일뿐만 아니라 식성이나 취미 같은 것들도. 지금 이 텍스트를 보기 좋게 디자인하는 HO님은 뜨끈한 국밥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나는 어제 HO님과 한 뚝배기 말아 먹었다. 여름 감기에 걸린 HO님의 쾌차를 바라며, 발전적으로!
참! 얼마 전에는 우리 회사에서 다른 회사 사람들을 초대한 일이 있었다. 한 회사의 세 사람이 함께 오셨는데, 그 셋은 회사 사람이나 동료처럼 보이지 않고 가족처럼 보였다. 일종의 가풍이 느껴졌달까? 여자들은 선글라스를 끼고 남자는 자꾸 가르마를 쓸어넘기는 디에디트 가(家). 전 채널 총합 ‘130만 명’이라는 구독자 수보다, 이들이 함께 발전해 온 10년이 미라클이다.
당신만의 취향을 돈이 되는 콘텐츠로. <미라클 에디팅> 띠지에 인쇄된 메인 카피. 가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방법이 궁금해서 펼쳤다가, 이들이 일가를 일군 대소사를 속속들이 알게 되었다. 지금은 한 식구처럼 보이는 디에디트도 처음에는 회사 사람들이었다. 돈을 못 벌었다면 동료로도 식구로도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며, 10주년을 기념해서 책 낼 일도 없었을 것이다.
고단한 집필을 끝내고 쉴 법도 한데 성수동에 팝업스토어도 오픈한다. 내일부터 3일간 열리지만 이미 예약이 꽉 찼다. 다들 사는 재미를 어찌 그리 빨리 챙기는지! 아쉬울 분들을 위해 출판 관계자로서 고급 정보를 흘린다. 고단한 팝업을 끝내고 쉴 법도 한데 화요일에 곧바로 북토크를 한단다. 10주년 팝업 썰까지 뜨끈하게 들을 수 있겠지? 세 사람이 또 얼마나 서로 아웅다웅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