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 출신 카피라이터에서 → 책방 주인으로 ! Editor's Note
𝑹𝒆𝒂𝒅𝒊𝒏𝒈 𝑾𝒐𝒓𝒌𝒆𝒓는 '일을 향해 읽는 사람'을 담습니다.
메일이든, 자료든, 의중이든.
모든 일은 무언가를 읽어야
해석하고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으니까요.
책방 주인이자 작가이자 프리랜서 카피라이터인 이유미 작가님입니다. 유미 님은 작가이기에 앞서 헤비 리더(Heavy Reader)더군요. 책에 밑줄을 긋고, 귀퉁이에 생각을 적고, 이동 중에는 오디오북을 듣거든요. 책을 읽을 수만 있다면 늙는 것도 두렵지 않다는 𝑹𝒆𝒂𝒅𝒊𝒏𝒈 𝑾𝒐𝒓𝒌𝒆𝒓의 이야기, 함께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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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미리 긋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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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라이팅을 위해 소설을 읽기 시작한 전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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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서재를 옮겨놓은 책방, 함께 해소하는 마음의 갈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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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주인이 읽기를 통해 기르는 '자행력(自幸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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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CM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하다 책방 주인이 되셨어요. 품고 있던 꿈을 실제로 구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오래전부터 장래희망으로 품고 있던 일이었어요. 언젠가는 꼭 책이 있는 공간을 가져보고 싶다는 소망이었죠. 그러다 재직 중이던 29CM가 규모가 커지고 이사를 가면서 출퇴근이 멀어졌어요. 그참에 오랜 소망을 실현하게 됐죠.
저는 그때도 지금도 안양에 살고 있는데, 남편과 함께 우리의 공간을 만들자는 꿈을 실행에 옮겼던 거죠. 거창하게 준비된 창업이라기보다, 막연히 품고 있던 바람을 지금의 삶 안으로 데려온 일에 가까웠던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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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역 도보 7분 거리에 있는 북카페 '썰스티'
1층은 카페, 지하 1층은 서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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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썰스티 THIRSTY>라는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되셨을까요?
평소처럼 책을 읽고 있었는데, 어느 날 남편이 문득 묻더라고요. "당신은 책을 안 읽으면 막 갈증 나고 그래?" 저는 그렇다고 했고요. 그 대화로 썰스티라는 이름이 나왔죠. ‘읽지 않으면 갈증이 난다는 감각’이 저한테는 정말로 자연스럽거든요. 제가 책을 대하는 마음과, 이 공간이 드리고픈 경험이 책방 이름에 들어간 셈이죠.
🍹 1층을 카페로, 지하 1층을 책방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책방으로 내려가는 길이, 시원하게 한 모금 마셔 넘기는 듯한 느낌도 들더라고요.
그렇다면 너무 좋은 느낌인데요? 썰스티는 서점이지만 북카페이기도 해요. 마음의 갈증을 책으로, 몸의 갈증을 음료로 해소하는 공간이죠. 저는 책을 읽을 때 얻는 해소감을 좋아해요. 나의 상황과 비슷한 문장을 만났을 때 드는 감정이요. 그래서 한편으로는 책방을 열고 책을 파는 일을 시작했다기보다, 제가 오래 좋아한 것들을 제 생활의 중심에 놓아보는 일이었던 것 같아요.
📚 판매용 책도 다채롭게 준비되어 있지만, 유미 님의 소장 도서도 정말 많아요.
제가 읽고 밑줄 그어놓은 책들을 열람용으로 비치해 두었고, 손님들이 그 책들을 펼쳐볼 수 있어요. 어떤 분은 제가 밑줄 그은 책을 일부러 구매하시기도 해요. 물론 그 책들은 저의 소장본이기 때문에 매번 판매하지는 못해요. (웃음) 그래도 가끔 제가 밑줄 친 책을 데려가려고 하시면, 제 마음이 누군가에게 살짝 건너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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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모금 시원하게 내려오면
갈증 해소를 위한 책들을 만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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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방을 운영하는 동시에 프리랜서 카피라이터로 활동하고 계세요.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한 방식일까요?
맞아요. 책방만으로는 정말 쉽지 않거든요. (웃음)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남편과 교대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그러니 하루 종일 가게를 지킨다는 느낌보다, 책방이면서 동시에 일하는 장소가 되는 셈이죠. 그런 이유로 책방 한쪽에 저희의 업무용 데스크도 있고요. 운영자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서 세팅해야 오래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 썰스티가 손님들께 어떤 공간이길 바라나요?
그저 책을 살 수 있는 서점 말고, “읽을거리가 많은 공간”으로 여겨지면 좋겠어요. 그런 이유에서 저의 소장 도서들을 많이 비치해 두었고, 사실 제 서재를 옮겨놓은 것과 다름없기도 하죠. (웃음)
책을 읽다 보면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지?" 혹은 "내 생각을 어떻게 읽었지?" 하고 놀라게 되는 순간들이 있잖아요. 저는 손님들이 썰스티에서 그런 순간을 많이 얻어가시면 좋겠어요. 새로운 정보를 얻는 것도 좋지만, 자신 안에 이미 있었는데 문장으로 꺼내지 못했던 감정을 책 속에서 발견하는 공간이길 바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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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스티 속 다양한 분야의 읽을거리들 중
'글쓰기'의 갈증을 해소하는 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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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부터 카피라이터가 아니었다고요. 카피라이팅 역량을 어떻게 키우셨을까요?
맞아요. 저는 미술을 전공했거든요. 원래는 디자인 업무를 하다가, 29CM의 오픈 멤버로 합류하면서 카피라이터 업무를 맡게 되었어요. 그렇게 ‘새로 시작한 일’을 잘하고 싶어서 소설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상품을 설명하는 일에도 문장이 필요하고, 그 문장 안에는 배경과 서사가 필요하다고 느꼈거든요. 단순히 기능을 설명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했어요. 그 물건이 어떤 장면 속에 놓이는지, 어떤 사람이 왜 좋아하게 되는지 그 바탕을 상상해야 했고, 다행히 소설 속에 그런 감각이 많았어요. 인물이 어떤 마음을 어떻게 붙잡는지, 어떤 장면을 어떻게 말로 옮기는지, 사람이 자기 자신도 몰랐던 감정을 어떻게 알아차리게 되는지. 그런 디테일들로부터 영감을 받았죠.
🔖 유미 님의 '읽기'는 어떤 모습인가요? 책을 고르고, 밑줄 긋고, 필사하거나 기록하는 루틴이 있으신지 궁금해요. 아쉽게도 루틴은 따로 없어요. 어릴 때부터 '읽는 여행'을 즐겼어요. 실제 여행을 가서도 많이 읽지만요. (웃음) 여행지에서 책을 읽는 시간이 좋고, 책을 읽는 일 자체가 또 다른 여행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꼭 어디론가 이동하지 않아도, 읽는 동안은 다른 세계로 들어갈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읽는 방식도 크게 가리지 않아요. 설거지를 하거나 산책할 때는 오디오북으로 듣고, 종이책도 읽고, 어떤 책이든 어떤 플랫폼이든 상관없이 늘 읽고 듣고 있어요. 중요한 건 형식보다 계속 읽는 상태에 가까이 있는 것 같아요. 손에 책이 있거나, 귀에 이야기가 있거나, 머릿속에 문장이 맴도는 시간이 많은 편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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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란 소설가의 문장을 흠뻑 좋아한다는 유미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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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의 일에 첫 영향을 준 책 한 권과, 가장 최근에 영향을 받은 책 한 권이 궁금해요. 일이 막히거나 문장이 멈출 때 다시 다잡게 해준 문장도 있다면 함께 들려주세요.
카피라이팅에 영향을 준 책으로는 김애란 소설가의 『비행운』을 꼽고 싶어요. 상품을 볼 때도 그 상품만 보는 게 아니라 배경과 서사를 함께 보게 되잖아요. 그런 바탕을 상상하는 감각을 김애란 작가님의 소설을 읽으며 배웠어요.
제가 생각만 하고 표현할 줄 몰랐던 것들이 있었어요. 어떤 감정은 분명히 아는데, 그걸 어떻게 문장으로 꺼내야 할지 모르는 순간들이요. 김애란 작가님의 소설을 읽으며 문장 감각을 많이 터득했죠. "아, 이렇게 말할 수 있구나." "이런 마음도 문장이 되는구나." 그런 경험이 카피를 쓰는 데 큰 영향을 줬어요.
기술적으로는 이시은 카피라이터의 『짜릿하고 따뜻하게』에서 영향을 받았어요. 일본의 명광고·명카피 속 인사이트를 다룬 책이에요. 좋은 카피는 짧지만 단순히 짧기만 한 건 아니잖아요. 짜릿하면서도 따뜻하게 남고, 사람의 마음을 정확하게 터치하는 카피의 힘이 있잖아요. 저의 그런 힘을 꿈틀거리게 해준 책이라서 꼽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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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을 긋고 형광펜으로도 칠하는 유미 님의 읽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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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은 유튜브 책 요약 콘텐츠도 많은데요, 애독가로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유튜브로 책을 요약해 주는 방식이 정보를 전달하는 업무에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빠르게 내용을 파악해야 하거나, 필요한 정보를 얻어야 할 때는 그런 방식이 도움이 될 수 있죠. 하지만 제가 책을 읽는 이유는 정보를 얻기 위해서만은 아닌 것 같아요.
저는 종이책에 밑줄을 치며 공부하듯이 읽는 과정이 좋아요. 문장을 그냥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제가 능동적으로 반응하면서 읽는 느낌이 있거든요. 좋은 문장을 만나면 밑줄을 긋고, 책 귀퉁이에 제 생각을 같이 쓰는 습관이 있어요.
✍🏻 밑줄 치며 읽기는 언제부터 생긴 습관일까요? 이 습관이 언제부터 생겼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다만 책을 읽을 때 문장과 티키타카하는 느낌이 좋아요. 어떤 문장을 만나면 그 문장에 제 마음이 대답하고, 또 다른 문장을 만나면 거기에 다시 생각이 이어지죠. 요약된 내용을 듣는 방식으로는 얻기 어려운 기쁨이죠. 직접 읽고 나서 까먹더라도 저는 책으로 읽는 게 좋아요. 그래서 제가 서점을 운영한다는 사실도 너무 좋아요. 책만 있다면 늙는 것도 두렵지 않아요. 책 덕분에 외로움을 느껴본 적도 없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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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 어린 공간에는 진심이 머문다. 당연하게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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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유미 님에게 '읽기'는 일에 어떤 힘이 되어주나요? '____력'으로 표현해 주셔도 좋아요.
저에게 읽기는 자행력(自幸力)을 길러 줘요.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 스스로를 행복하게 만드는 힘을요. 혼자 책을 읽는 시간은 결국 쉽게 행복해지기 위한 시간이기도 하죠. 일상에서 상상의 여행을 떠날 수 있고, 내가 겪지 않은 삶을 살아볼 수 있잖아요. 또 한편으로는 공감의 행복까지 있고요. 다른 사람이 쓴 이야기인데 ‘어떻게 이렇게 내 얘기 같지?’ 하고 공감하는 순간 말이죠. 내가 혼자라고 생각했던 마음이 사실은 혼자가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되는 행복이죠.
이런 행복이 자동으로 작동하지는 않잖아요. 느끼려고 해야 느낄 수 있고, 읽어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마음을 닫고 있으면 같은 글을 읽어도 느끼는 바가 없거든요. 읽는다는 건 결국 마음을 조금 열어 두는 일이기도 해요. 저에게 읽기는 사소한 것에서도 스스로 행복을 찾으려는 태도를 계속 길러주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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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 님의 저서와 추천 도서를 소개합니다.
카피라이팅 역량을 키우고 싶다면
이 책들로 시작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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