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회사를 다닌 지 4년이 넘었어요. 매해 실감하면서도 더욱 실감하는 때가 있는데요, 바로 2년에 한 번 집 계약을 갱신할 때입니다. 처음 하는 일도 아니건만 매번 안절부절합니다. 이대로 계약을 연장할지말지부터 고민하고, 연장하기로 결심하고 대출을 위한 서류를 준비하는데 왜 이렇게 많은 거죠? 다 준비해서 은행에 찾아갔더니 이 서류, 저 서류가 잘못됐다는 바람에 최근엔 주민센터와 은행을 얼마나 오갔는지 모르겠네요. 이렇겐 안 되겠더라고요.
매번 내 몸이 피곤하니 몸이라도 덜 피곤할 수 있도록 부동산 공부를 다짐했습니다. 최신이면서도 쉽고, 실용적이되 오래 남는 것도 있는, 그러면서도 재미도 있어야 하는… 그래서 <부동산 공화국 생존지식>을 집어들었어요. 믿을 만한 부동산 전문가가 카페에 마주 앉아 직접 하나하나,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걸 읽고 있자니 부동산 때문에 힘들었던 마음이 괜히 위로되는 기분이었습니다. 부동산에 '부'자도 모르는 저도 마치 위로 받듯 쉽게 읽었으니, 호록러도 충분히 시작할 수 있을 겁니다!
집값의 장기 하락을 전망하는 분들도 많죠. 반대론자들은 인구가 감소해도 가구가 분화하므로 가구수는 계속 증가하고, 그만큼 집은 필요하니 집값은 더 올라간다고 주장해요. (중략)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인구와 가구수가 모두 감소하면 전체적으로는 집의 수요가 줄어서 빈집도 많아지고 슬럼화, 노후화되는 지역도 많아질 거예요. 마치 입학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이 많아지는 것처럼요. 하지만 그럴수록 수요가 많은 곳은 더 부각될 겁니다. 그러니 인구와 가구수 감소가 집값을 떨어뜨리는 블랙 홀이 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지역 격차를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다고 보는 게 더 타당하지 않을까 싶어요.
🍜
부동산 사기 안 당하는 '사기 공부법'
‘부동산’이 더 이상 남의 이야기만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전 그 순간을 똑똑히 기억합니다. 큰 욕심 부리지 않고 이 한 몸 누일 한 칸이면 된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그때, ‘루나의 전세역전’을 보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흔해졌고(?!) ‘공식적인’ 사회 문제로 대두되었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전세 사기는 누군가는 당하는데 내 주변에는 없는 그런 범죄였죠. 하지만 내적 친밀감을 갖고 있던 루나 작가님이 전세 사기를 당했다고 하니, 또 그 과정이 너무나 세세하고 은밀하고 힘들고 어렵고 고통스러워서 마치 내 일인 것처럼 느껴졌달까요. 그후로 ‘전세사기 방지 리스트’가 온라인상에서 공유되기도 하고, ‘그거 다 체크해도 사기칠 사람은 사기친다’는 후기를 넘어서, 집주인의 납세, 채무 정보에 관한 논의, 피해야 할 공인중개사 유형까지 다방면으로 챙기며 노력하는 우리를 목격했습니다.
빌라왕, 기획부동산 사기 등의 단어를 보면 이제 개인 노력의 범위를 떠난 것 같기도 하지만, 막막할 때마다 떠올립니다. 시작은 내 한 몸 누일 한 칸이었다는 것을요. 자신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지식 쌓기, 어디서부터 시작할까요? 저는 ‘부동산 공부를 위해 부동산 사기도 공부해야 한다는 게 왠지 씁쓸했지만, 꼭 필요해 보였다’(<부동산 공화국> 7장 '사기 공화국')에서 시작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