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가 죽은 후 남겨진 공간에서 그들의 흔적을 찾곤 한다. 일종의 ‘소울 헌팅’이랄까. 존경하는 사람들의 생애를 기억하고 해석하며, 그 삶을 연장하는 내 나름의 방식이다.”_프랑수아 알라르
조금이라도 꾸물거리면 사라져버리는 것들에 유달리 집착하던 요즘이었습니다. 이를테면 봄날, 봄과 여름의 경계에 있는 밤, 기한이 짧은 전시, 순식간에 지나가버리는 시간 같은 거요. 덩달아 괜히 동동거리는 마음을 안고 피크닉에서 열리고 있는 프랑수아 알라르의 사진전 ‘비지트 프리베’에 갔다가 긴장감을 툭 내려놓았습니다.
알라르는 명사들의 사적인 공간을 방문해 사진을 찍기 위해 ‘10년이 넘는 시간을 기다리기도 했다’고요. 그 대상만 생각한 것은 아닐 테고, 안달복달하지도 않았을 테지만, 오랜 시간 무언가를 오랜 시간 마음속에 품고 있다는 것 자체가 생경하고 대단하게 느껴졌달까요. 사진은 순간을 포착하기 마련이지만, 알라르의 작품처럼 오랜 시간을 품는 사진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전시였습니다. 피크닉 건물 주변으로 늘상 있던 풍경들을 오랫동안 바라보다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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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을 바라보며, 건배!
“무언가 내놓고 ‘브랜드예요’라고 하는 것은 브랜드가 아니에요. 다른 사람들이 ‘이건 이런 브랜드네’ 하고 인정해야 브랜드죠. 사업과 장사는 다르다고 하잖아요.”_박가네빈대떡 추상미 대표, <작지만 큰 브랜드> 중
일하는 사무실이 성수동에 있어서 지나다니면서(?!) 팝업 행사를 흘깃 보곤 합니다. 네, 고백하자면 하도 팝업 행사가 많이 열리니 조금은 그 감흥이 떨어졌다고 할까요. 그런 사람이 성수동에서 벗어나 굳이 찾아간 팝업 행사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제주위트시장-바’에요. 제주맥주가 광장시장의 터줏대감 박가네빈대떡과 함께 협업한 팝업 행사예요. 시장 구경도 하고 맥주도 마실 겸, 큰 기대하지 않고 간 행사였는데 막상 가보니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시장 감성이랄까요, 맥주와 안주를 빈대떡 담는 그릇에 놓고 랩으로 칭칭 감아 놓은 거며, 크림치즈와 함께 먹는 약과인데 감귤칩을 더해 제주맥주의 감성도 느낄 수 있었어요.
원래 운동하고 난 후에 마시는 맥주가 제일 맛있는 거 아시죠? 루프탑에서 맥주를 마시겠다는 일념으로 5층까지 걸어올라간 보람이 있는 방문이었습니다. 오늘은, 노을을 바라보며 야외에서 한 잔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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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으세요?
분명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아우터를 챙겨입었던 것 같은데, 이제 반팔을 입고 돌아다녀도 땀을 흘리는 날씨가 됐어요. 유난히 날씨가 좋았던 지난 목요일 저녁. 건대 인덱스숍에서 열린 <오늘로 쓴 카피, 오늘도 쓴 카피> 이유미 저자의 강연에 다녀왔어요. 스무 명이 넘는 사람들과 함께 오손도손 진행된 이번 강연에서는 정말 이유미 작가님의 주옥 같은 명언들이 쏟아졌답니다.
"카피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쓰는 게 아니라, 소비자들이 듣고 싶은 말을 쓰는 거예요."라는 이유미 작가의 말에 머리를 한 대 댕 맞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동안 호록을 쓸 때 '호록러들은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을까?' 보다는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할까?'라는 생각을 먼저 해왔거든요. 앞으로는 여러분이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을지 고민하면서 더욱 다양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강연이었습니다. 😁 그래서 오늘은 날씨가 좋아진만 큼 여러분이 좋아할 만한 곳들을 열심히 소개해봤는데 어떠신가요? 날씨가 더 더워지기 전에, 열심히 호록하러 다니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