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주 호록
- 보이지 않는 곳의 디테일 : 사이렌 불의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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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일이 전부였던 2023 서울국제도서전
- 내 삶의 디테일을 살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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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제 주변 사람들 사이에서 핫했던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바로 넷플릭스의 전투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사이렌:불의 섬'인데요. (호록러 중에서도 보신 분들 많으시죠?) 지난 주말 하루만에 정주행을 마치고는, 강력히 추천하기 위해 이 글을 씁니다.
'사이렌:불의 섬'에서 군인, 경찰, 소방, 스턴트, 경호, 운동 총 6개 직업별로 팀을 이룬 여성들이 서로의 기지를 빼앗기 위해 대결합니다. 치열한 두뇌싸움을 하고, 정정당당하게 페어플레이를 하고, 자신이 잘못한 게 있으면 빠르게 인정하는 출연진들의 모습에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입덕!'을 외쳤는데요.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반한 포인트는 (페어플레이를 하는 멋진 출연진들도 있지만) 출연진들을 돋보이게 만드는 '연출진의 디테일'입니다.
운동팀이 활약을 할 때는 호루라기 소리로 시작하는 노래를, 소방팀이 활약을 하면 사이렌 소리로 시작하는 노래를 활용하는가 하면 매 화의 부제를 출연진들의 멘트로 정하고, 긴박한 상황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어주는 연출까지! 보는 내내 감탄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연출진의 디테일은 재미뿐만 아니라 출연자를 향한 배려에서도 돋보였는데요. 소방, 경찰팀처럼 휴가를 많이 빼지 못하는 공무원들을 위해서 연휴가 많은 날을 활용해 촬영하고, 서바이벌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팀에게 동일한 7일치 출연료를 일괄지급 했다고 합니다. 이런 사소한 디테일들이 모여 시청자들의 큰 호평을 받은 것 같아요. 이번 주말, '사이렌:불의 섬'을 보면서 제가 미처 설명하지 못한 연출진의 디테일을 찾아보는 건 어떠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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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일은 작은 부분’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최근 ‘디테일이 전부구나’라고 느낄 기회가 있었습니다. 2023서울국제도서전에서요. 평일 오픈런해서 조금은 여유롭고 차근히 부스들을 둘러볼 수 있었는데요, 행사의 메인인 책보다 디테일에 감동 받았어요. 문학과지성사 부스에서는 파본 등의 이유로 폐기해야 하는 시집을 책의 모양에서 떼어내고 한 장씩, 그러니까 시 한 편씩 가져갈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더라고요. 작고 단단하게 재미있는 책을 내는 유유 출판사는 작지만 단단한 독서 지도를 만들어서 유유 독자들의 길을 안내했고요. 디자이너, 편집자, 마케터의 책상을 옮겨온 푸른숲 출판사 부스에서는 한참 머물렀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일하는지, 무얼 보고 쓰는지 들여다보니 시간이 금방 가더라고요.
그 외에도 보자기로 책을 싸서 주기도 했던 마음산책, 부스를 나가는 저를 붙들고 도서목록을 쥐여주던 오월의봄, 아마 막간을 이용해 점심식사를 하시는 거였을 텐데 싸오신 ‘샐러드 도시락’이 그 부스에 놓여 있던 환경 책들과 너무 잘 어울렸던 기억이 납니다. 음, 책은 한 오만 원어치 샀는데 ’지갑사수’ 선방한 셈이죠? 물론 도서전에서 사지 못한 책들이 눈에 아른거려서 온라인서점을 들락거리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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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름대로 답해올 수 있었던 건 ‘아무래도 기획하는 사람’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기획’ 일의 본질은 선택이다. 아무리 작은 부분일지라도 명확히 의사결정해야 한다. 어물쩍 넘어가다가 일은커녕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지경이 된다. 자기주장만 하다가는 주변이 온통 빌런투성이일 것이므로 완급조절을 하면서 일이 되게끔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각적인 선택과 논리적 설득, ‘예민’과 ‘세심’ 사이를 오가며 매일 나아가면서도 나를 중심에 둔 균형을 잡고 싶었다. - <지금의 균형> 프롤로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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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작은 부분일지라도 명확히 의사결정해야 한다’는 말을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사무실이 있는 성수동에는 여러 브랜드의 팝업 행사가 열리는데요, 요즘은 워낙 공간 구성을 잘하시기도 하고 브랜드의 특성이 명확해서 눈과 마음이 즐겁습니다. 한편 이 많은 팝업 행사(때론 브랜드) 중 기억에 남는 것이 몇 개나 있을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우습게도 휘황찬란한 공간보다는 줄 서는 곳까지 세심하게 살펴봐주는, 더웠다 비왔다 하는 요즘에는 더욱 ‘작은 부분’이 생각나더라고요.
이번 신간 <지금의 균형 : 취향 권하는 사회에서 나로 살기>와 전작 <기획하는 사람, MD>를 쓰신 허윤 작가님은 브랜드 경험 기획자로서 지금도 하루에 열다섯 개 이상의 브랜드 기획안을 보고 강단에도 서시는데요.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이지만 다른 결과물을 내는 사람에겐 그만의 비법이 있겠죠? 일에서 ‘작은 부분까지 명확히 의사결정하는 노하우’를 듣다 보면 삶에서 그럴 수 있는 법도 알 수 있게 될 거랍니다. 내 삶의 디테일을 살리고 싶다면, 이곳에서 만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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