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만 해도 추석인데 왜 이렇게 덥냐고, 땀을 뻘뻘 흘리며 성묘한 게 엊그제 같은데 비가 쏟아진 뒤 기온이 뚝 떨어졌습니다. 드디어 가을이다! 생각이 드는 아침이더라고요. 저만 그렇게 느낀 게 아닌지, 지하철 안 사람들의 옷차림이 달라진 걸 보고 이번 주는 가을 특집으로 꾸려 봐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북스톤 출판사가 있는 성수동에서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식당부터, 북스톤 마케터가 꼽은 가을 하면 생각나는 영화, 그리고 편집자가 뽑은 가을 하면 생각나는 책까지! 오늘 레터도 재밌게 읽어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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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에서 식사 한 끼로 가을을 색다르게 느끼고 싶다면! 주저 없이 '앤드밀'을 추천합니다. 사실 앤드밀은 가을뿐 아니라 사계절을 즐길 수 있는 식당이에요. 제철 재료로 만든 샌드위치를 선보이거든요.
북스톤 마케터의 원픽은 바로 가을에 먹는 '가을밤게트'! 쫄깃한 바게트 위에 넉넉히 발려 있는 밤무스, 햄과 루꼴라의 조화가 아주 환상적이더라고요? 샌드위치에 밤이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던 신입 마케터도 한입 먹어보고 반했답니다. 😋 건강하고 맛있으면서, 계절을 완연히 느낄 수 있는 음식을 찾고 있다면 앤드밀에 들러보는 건 어떨까요? (저만 알고 싶었던 맛집인데, 님에게만 특별히 공유합니다 😉 )
앤드밀 성수
서울 성동구 연무장3길 5-1 3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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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은 가을이 왔다는 걸 어느 순간에 깨달으시나요? 북스톤 식구들에게 물어봤더니, 패션 브랜드에서 PRE FALL이 뜨면, 출퇴근길에 시원한 바람이 불면, 우리 책 <재즈의 계절> 판매 통계가 높아지기 시작하면! 가을이 왔음을 실감한다고 말해주었어요. 저도 고민해봤죠. 저는 특정 영화가 생각나면 그 계절이 왔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왜인지 모르겠지만 봄의 시작에는 <어바웃 타임>, 여름에는 <기쿠지로의 여름>, 겨울에는 <러브레터>를 매년 챙겨봅니다.
특히 영화 하면 가을인 것 같아요. 부산국제영화제도 매년 10월에 열리고요. 님에게 매년 날씨가 쌀쌀해지기 시작할 때 보면 더욱 좋은 영화를 소개합니다. 바로 <화양연화>예요. 대학 시절, 이 영화를 보고 싶은데 방법이 없어 발품을 팔아 DVD를 살 정도로 좋아했고, 지금은 DVD를 소장하고 있는 것만으로 괜히 센치해지는 영화입니다. 님에게도 저처럼 가을이 오면 생각나는 영화가 있으실까요? 있다면 살포시 답장으로 공유해주시는 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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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톤 식구들이 추천하는 가을 영화!
디자이너 사만다 : <비긴 어게인>. 가을은 역시 사색과 산책의 계절! 좋아하는 음악을 듣으며 거리를 누비면 발길 닿는 만큼이 전부 내 공간인 것 같죠. 영화 속 장면처럼 유선 이어폰으로 함께 걷는 사람과 나눠들으면 어떨까요? 마침 재개봉한 <비긴 어게인>을 보러가는 길에 말이죠!
마케터 클라라 : <뷰티 인사이드>. 영화 속 남자 주인공은 아침에 눈을 뜨면 매번 다른 사람으로 변해 있어요. 그래서 여자 주인공은 매일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는 것을 반복하죠. 만나고 헤어진다는 의미가 어찌 보면 쓸쓸하고 아련한 정서가 느껴지는 '가을'과 어울린다고 생각하여 골라 보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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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톤 편집자가 고른 : 가을이 오면 떨어질 책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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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에린 : 최승자 시인의 <이 시대의 사랑>이 생각나요. '개 같은 가을이'라는 시가 유독 기억나는데, 첫 문장이 '개 같은 가을이 쳐들어 온다'입니다. 오래전, 이 시를 처음 읽었을 때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해요. 가을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니...! 그래서 매해 가을이 올 때마다 '개 같은 가을이 오는군' 하고 생각한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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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같은 가을이
-최승자
개 같은 가을이 쳐들어온다
매독 같은 가을.
그리고 죽음은, 황혼 그 마비된
한쪽 다리에 찾아온다.
모든 사물이 습기를 잃고
모든 길들의 경계선이 무너진다
레코드에 담긴 옛 가수의 목소리가 시들고
여보세요 죽선이 아니니 죽선이지 죽선아
전화선이 허공에서 수신인을 잃고
한번 떠나간 애인들은 꿈에도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리고 그리고 괴어있는 기억의 폐수가
한없이 말오줌 냄새를 풍기는 세월의 봉놋방에서
나는 부시시 죽었다 깨어난 목소리로 묻는다
어디만큼 왔나 어디까지 가야
강물은 바다가 될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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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릴리 : 저는 가을하면 <빵 고르듯 살고 싶다>라는 책이 떠올라요! 가을은 풍요로운 빵의 계절입니다(당당)! 선선한 바람을 타고 코앞에 일렁이는 빵 냄새를 거부하기란 힘이 듭니다. 몇 걸음 걷다 돌아서 결국 빵집 문을 엽니다. → 빈 쟁반을 들고 서 어떤 빵을 고를지 고뇌에 차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됩니다. → 최고로 마음에 드는 빵 딱 하나만 고르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기에, 좋아하는 마음을 한 덩어리 떼어 이 빵에도 저 빵에도 나눠줍니다. → 그렇게 빵 봉지를 들고 퇴근하는 가을밤은 참으로 행복하지요.
저자는 맘에 드는 빵을 고르듯 인생을 살고 싶다고 말합니다. 일상의 '쁘띠 행복'을 모으면서요. 무더위에서 벗어나니 하고 싶은 게 많아집니다. 산책하며 나뭇잎 줍기, 위스키 마시며 책 보기, 도시락 싸서 공원 가기. 잊고 있었던 취미들이 떠오르네요. 여러분도 '쁘띠 행복'을 잔뜩 담아낸 가을을 보내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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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톤 ‘사계절 시리즈’의 세 번째 계절 에세이, <가을이 오면 떨어질 말들>이 출간되었습니다. 프리랜서 영화 저널리스트이자 대중문화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민용준 저자의 첫 번째 에세이집이기도 합니다. 가을 에세이로 세상에 나왔지만 “이것은 가을 책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이 책은 가을이라는 계절을 닮은 ‘이야기’에 가깝습니다.
누구에게나 낙엽처럼 떨어뜨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겁니다. 지나고 보면 행복이나 불행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는, 이제는 다행의 마음으로 돌아볼 수 있는 시절 말이에요. <가을이 오면 떨어질 말들>은 그렇게 마음속에 고이 접어둔 이야기들을 모은 결실입니다.
‘빨간 딱지’가 붙은 집에서 살던 아이가 매일 아침 청소로 하루를 시작하는 어른이 되기까지의 이야기, 반려견 ‘하늘이’의 죽음으로 이별을 마주하며 느끼는 삶에 대한 감회까지,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내 안에 무르익은, 나만의 가을 이야기를 하나씩 떨어뜨리고 싶어질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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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담긴 글들은 내가 보내고 싶은 수많은 안녕이기도 하다.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안녕은 둘 중 하나다. 만나서 반갑다고 안녕, 헤어지니 잘 가라고 안녕. 이 책은 그 모든 안녕을 담고 있다. 그리고 반가움과 헤어짐에는 다양한 표정과 심정과 찰나와 사연이 찾아오고 멀어지기 마련이다. 그 사이에서 지워진 것이 있다면, 남겨진 것이 있다면, 그럴만한 연유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살아남은 기억과 함께 살아가며 그것에 관해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법이다. 나의 지난날 안에서 물든 가을 같은 기억들과 반갑게 마주하고 묻고 떠올리며 다시 헤어지는 두 번의 안녕을 거듭하며 떨어뜨렸다. 그렇게 떨어진 말들을 한데 모으며 지난 가을을 살렸다."
- <가을이 오면 떨어질 말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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